오늘은 술을 끊은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알코올 중독자로 하루도 술 없이는 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다.
술을 마실만한 이유는 딱히 없었고 그저 그 명분을 갖다 붙이기 바빴다.
자연스럽고 또 아주 그럴싸하게 언제나 늘 그렇듯 내 눈앞에는 술상이 차려져 있었다.
술을 한 잔 마시면 몇 분이 채 지나지도 않아 기분이 좋아졌다.
어? 술을 마시기만 했는데 기분이 좋아진다고?
기분이 좋을 때 마시면 더 좋아질 테고 반대로 기분이 나쁠 때는 기분전환돼서 안 좋았던 게 좀 나아지곤 했다.
한 잔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 두 잔을 마시게 됐고 세 잔 째부터는 셀 수 없이 들이부었고 끝까지 마셨다. 간신히 몸을 가눌 수 있는 만큼까지.
술을 오래 많이 마시고 싶어 운동도 열심히 했고 결과적으로 술이 늘었다.
그렇게 몇 년이나 흘렀을까...
한 번 중독되더니 주종 가리지 않고 미친 듯 술을 찾기 시작했다.
일을 마치고 퇴근하면 반주가 일상다반사였고 하루하루 연속이었다.
돌이켜 보면, 나에게 있어 술은 그저 중독성 강한 음식일 뿐이었다.
술에 의지하면 매일 시간도 빠르게 흘러갔고, 기분도 좋아 행복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어떤 연유에서인지 술을 이겨보려고 했던 적이 많았는데, 단 한 번도 술을 이겨 본 적이 없었다.
술로 얻은 건 쾌락과 행복이었지만, 술로 잃은 건 건강과 세월이었다.
그동안 무엇을 위해 뭘 그렇게까지 복잡하고 예민하게 나 스스로의 기준에만 맞춰 남을 잣대질 하고 평가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살았을까?
솔직하게 말하자면, 술과 이별 한 후인 지금이 그 전보다 덜 웃고 덜 행복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건강과 세월이 더욱 중요하단 걸 깨달았고 받아들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차라리 처음부터 아예 이 맛을 몰랐다면 어땠을까?라는 불가능하고 말도 안 되는 생각은 수도 없이 많이 했었다.
결과적으로 1년 전 오늘, 나는 더 이상 나의 소중한 시간과 건강을 술 따위에게 빼앗기는 것을 원치 않게 되었고 한 순간에 술을 끊어 버렸다. 정작 단 한 방울도 마시지 않은 뒤로 비로소 난 술을 이겨낸 사람이 되었다.
단언컨대 술은 절대로 신이 보낸 선물이 아니다.
단지 인간이 만들어낸 죽음으로 가는 지름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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